필리핀 졸리비의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인수는 단순한 거래가 아닙니다.
K-푸드의 다음 챕터를 설계하는 졸리비의 정교한 전략 속에서, '정서 수출'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성공 조건이 드러납니다.
2025년 6월, 필리핀의 글로벌 외식 기업 졸리비(Jollibee)가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의 거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던져진 의미심장한 질문을 품고 있죠. 이미 컴포즈커피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졸리비.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치킨'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적이고 파급력 있는 카테고리를 품에 안은 겁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과연 이 흐름은 흔히 보던 외식 브랜드 간의 단순한 M&A일까요? 아니면,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K-푸드'의 다음 챕터를 정교하게 설계하려는 글로벌 전략의 핵심적인 일부일까요?
졸리비가 노랑통닭을 선택한 이유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인수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닭'이라는 식재료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노랑통닭이 가진 '복제 가능한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전통 가마솥 조리법부터, 염지 하지 않아 건강한 맛을 유지하는 치킨, 그리고 전 세계 어디서나 선호도가 높은 순살 위주의 제품 구성까지. 이 모든 요소들은 어느 국가에서도 동일한 맛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확장성'의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더욱이 노랑통닭의 주력 부위가 브라질산 닭다리라는 점은, 원재료의 안정적인 해외 조달과 일관된 품질 유지에 지대한 이점으로 작용했죠.
졸리비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전 세계를 '맛'이라는 연결고리로 엮어낼 K-치킨 플랫폼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졸리비의 전략적인 움직임은 2024년 컴포즈커피에 이어 2025년 노랑통닭 인수로 더욱 명확해집니다. 이들은 한국을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 공급 기지로 삼으려는 1, 2단계의 치밀한 전략을 실행 중인 것이죠. 필리핀, 베트남, 미국, 중동 등 34개국에 걸친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졸리비의 시선에서, 한국은 이제 K-푸드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정서적 원산지'**로 기능합니다.
졸리비는 단순히 브랜드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국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감각'까지 함께 흡수하며, K-푸드 글로벌화의 핵심적인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노랑통닭 인수는 결코 단발성 거래가 아니에요. 졸리비는 이를 시작으로 'K-푸드의 글로벌 생활화'라는 거대한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에 첫 매장을 열고, 동남아와 미국으로 차례차례 확장하며, 그곳에서 '한국의 감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죠.
무엇보다 졸리비는 단순히 한국 브랜드를 흡수하는 데 그치지 않아요. 그들은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다른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졸리비에게 결정적인 우위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제 K-푸드는 단순히 맛있고, 독창적이며, 한류 콘텐츠에 편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졸리비는 노랑통닭 인수를 통해, 복제 가능한 표준화된 시스템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출 가능한 정서', 그리고 '현지화가 가능한 한국다움'이라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철저히 점검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거대한 흐름을 역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적 DNA를 깊이 품고 있으되, 국경을 넘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정서적 보편성'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다음 세대의 K-푸드, 그리고 모든 K-브랜드가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는 결정적인 조건이 될 것입니다.
이제 질문을 다시 바꿔 물어야 할 시점입니다. 더 이상 "누가 치킨을 얼마나 팔고 있나"가 아니라, "누가 '한국의 정서'를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가"로요. 졸리비는 단순한 브랜드 인수를 넘어, 한국 외식시장을 깊이 해석하고, 그 브랜드를 정교하게 복제하며, 마침내 '한국의 정서'를 세계 시장에 심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그 거대한 전략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다음 시대의 K-브랜드를 위한 준비를 마쳤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익숙한 성공 방식에 머물러, 변화된 글로벌 시장의 파고에 감각을 잃은 채 서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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